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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자연과학도가 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거대넷 조회수:3864
2017-11-16 12:50:00

[심층분석] 자연과학도가 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원전이 위험하다고? 가장 안전한 게 원전”

 

김성훈  자유기고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데이터 시각화 사이트 ‘데이터로 본 세상(Our World In Data·OWID)’의 2007년도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자원별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에너지가 원자력임을 알 수 있다. 1TWh 전력 생산 시 사망자 수가 갈탄(37.72명), 석탄(24.62명), 석유(18.43명), 생물연료(4.63명), 천연가스(2.82명), 원자력(0.07명) 순이다. 원자력은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을 일시 중단시켰다. 그리고 관계부처에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비공개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을 산업부가 제대로 뒷받침 못 하고 있다”며 질책했다고 한다. 이에 산업부는 국민에게 탈원전을 설득하고 비판적인 언론에 대응할 목적으로 ‘탈원전 대응 태스크포스’를 발족시켰다.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의 주요 업무는 ‘(원전) 계속 운전, 원자력 홍보 총괄, 원전 건설 및 신규 부지 확보, 원전 산업 국제 협력,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및 원전 상생 협력 방안 수립’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산업부 공무원들은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면 원전을 포함, 발전소를 늘려 충분한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180도 의견을 바꾸어 탈원전 정책을 실무적으로 집행해야 할 판이다. 다시 말해 원전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던 중앙부처에서 정권이 바뀌자 원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코미디’가 펼쳐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는 정치권 관계자도, 원전 이해당사자도 아니다.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한 ‘대한민국 청년’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왜 문제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탈원전은 에너지 수급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에너지원별 전력 생산 구성비를 현 석탄 39.3%, 원자력 30.7%, LNG 18.8%, 석유 6.5%, 신재생 에너지 4.7%에서 2030년까지 석탄 25%, 원자력 18%, LNG 37% 신재생 에너지 20%로 바꾸겠다고 한다. 탈원전·탈석탄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대체할 에너지로 LNG와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LNG을 수입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이는 에너지 수급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대란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이 가스관을 틀어쥐고 협박하면 북한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강도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한 LNG는 국제시세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하고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없으며 저장비용도 많이 든다.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명줄을 맡기는 매우 위험한 선택인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대체에너지원으로 삼는 것도 한계가 많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하기에는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지 않다. 발전단가가 매우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원별 1kWh당 발전단가는 원전 67.9원, 석탄 73.9원, LNG 99.4원, 신재생 에너지 186.7원이다. 신재생 에너지는 동일한 전력을 생산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전력 생산이 날씨에 종속되어 불규칙할 수밖에 없다. 일조량이 적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 생산이 중단된다. 이 때문에 전력 부족사태를 대비할 대규모 예비 설비를 확보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41.1%로 매우 높은 독일은 전력설비 예비율이 130.7%에 달한다.
 
독일은 높은 전력 설비예비율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블랙아웃’ 직전까지 몰렸다. 흐리고 바람이 없는 날이 길어지면서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평소의 6분의 1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국가들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예비설비로 남겨두고 있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추진하고 이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국가 에너지 대란을 예약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며 전력 설비예비율을 높이고 있는 국가들과 정반대로 예비율을 기존 22%에서 18%로 낮추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력이 충분해서 탈원전해도 괜찮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해 예비율을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뿐 아니라 전기가 남아돌아 탈원전이 문제가 없다고 홍보하면서도 일선 기업에 전기 사용량을 줄이라는 급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탈원전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됐던 대만의 차이잉원 정부는 원전 가동을 중단시켰다가 전력 위기를 맞게 되자 원전 재가동을 승인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시적으로 ‘원전 제로’ 정책을 표방했다가 에너지 수급 문제로 원전을 하나둘씩 재가동하고 있다.
 
둘째, 탈원전은 전기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원전은 발전단가가 가장 싼 전력 생산 방법이다.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신재생 에너지는 보조 에너지원이 될 수는 있어도 원전을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와 비슷한 여건의 대만과 일본이 탈원전을 시도했다가 원전 재가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탈원전을 추진하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독일의 경우 지난 10년간 전기요금이 47.8%나 상승했고 가정용 전기요금은 한국의 3배를 넘어섰다.
 
전기값 상승은 서민들의 가계 경제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는 정부는 반서민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의 상승으로 제조업의 생산원가가 상승하고 국제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보스턴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생산원가가 2014년에 미국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와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이후 에너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이 위축되면 국가 경제는 어려워지고 일자리 창출은 더 가로막히게 될 것이다. 
 
셋째, 탈원전은 전 세계적으로 탑클래스 수준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을 사장(死藏)시키고 말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원전 기술을 가지고 있다한들 정부에서 원전을 없어져야 할 것으로 배척하는데 어느 나라가 신뢰감을 갖고 그 기술을 도입할지 우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기업인들과의 미팅에서 원전 사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원전은 없애겠다면서 해외 진출은 지원하겠다니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한(1959년) 이래, 연구용 원자로 건립(1962년), 첫 번째 상업용 원자로 가동(1978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2009년)에 이르기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후 생겨난 신생독립국 중 원자력 기술 자립은 물론 해외수출까지 달성한 유일한 나라이다.
 
최근에는 한국이 개발한 3세대 원전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 심사를 사실상 통과했다. 이는 원전 강국인 일본・프랑스도 아직까지 넘지 못 한 벽이었다. 내년에 심사를 완전히 통과하면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 있게 된다. APR1400은 원전 사고 발생 가능성을 기존 1만분의 1에서 10만분의 1로 낮췄다고 한다.
 
건설이 중지된 신고리 5・6호기 원전에는 APR1400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안전성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원전의 건설을 안전 문제를 사유로 중지시키겠다는 현 정부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2011년부터 한・미 공동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건식처리)’ 연구는 탈원전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연구 추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 폐기물의 방사능을 1000분의 1로, 부피는 20분의 1로 줄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중단하면 사용후 핵연료를 땅에 파묻는 것 외에는 처리 방법이 없어진다. 현재까지 4500억 원이 투입된 첨단 기술이 탁상공론 정책 입안자들에 의해 폐기될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도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요컨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막지 못하면 원전 산업은 고사(枯死)할 것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과 고급 인재들이 모두 해외로 빠져나가고 말 것이다.
 
넷째, 탈원전은 현 정부가 중요시해 온 절차적 정당성을 깨뜨리는 것이며, 정책 추진의 근거가 비논리적·비과학적이다. 원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들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신고리 5·6호기 원전의 건설 중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국민의 뜻을 잘 모아서 정부가 결정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벌었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은 일시 중지된 상황이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위원회의 결정이니 국민 여론이니 등의 말을 앞세워 인민재판을 열듯 정책을 추진해가고 있다.
 
정부에선 안전을 이유로 탈원전을 주장하지만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데이터 시각화 사이트 ‘데이터로 본 세상(Our World In Data·OWID)’의 2007년도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자원별 사망자수가 가장 적은 에너지가 원자력임을 알 수 있다. 1TWh 전력 생산시 사망자 수가 갈탄(37.72명), 석탄(24.62명), 석유(18.43명), 생물연료(4.63명), 천연가스(2.82명), 원자력(0.07명) 순이다. 원자력은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인 셈이다.
 
지진으로 인해 원전이 파손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원전을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 이래로 50년간 전 세계 약 580개의 원전이 건설돼 운영됐다. 이 중에서 지진으로 인해 원전 사상자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잘못된 운영으로 발생한 인재(人災)였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쓰나미’가 직접적 원인이었다. 원전은 지진에 매우 강하게 설계되어 있고 이중삼중의 대비책도 마련되어 있다. 지진으로 인해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공포는 기우다.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원전 운영국 31개국 중 탈원전을 공식화한 나라는 독일, 스위스, 대만, 벨기에 4개국이다. 중국, 인도, 러시아, 영국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신규로 원전을 도입하겠다고 한 나라들도 터키와 UAE를 비롯해 16개국에 이른다.
 
최근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에서는 “작년 말 392GW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원전 설비는 2030년 554GW, 2040년 717GW, 2050년 874GW(2016년 대비 123%)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원전은 확대될 것”이며 “특히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에서 2050년까지 원전은 3.5배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유럽 지역도 현재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전력 수요 증가, 환경오염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전 건설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AEA의 전망에 따르면 원전 산업은 확대될 것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가진 대한민국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주요한 창구가 될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살펴볼 때 대한민국의 현 에너지 상황은 탈원전은커녕 감(減)원전도 논의할 때가 못 된다. 현 정권은 부디 꿈에서 깨어나서 현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지도자 한 명이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 이념에 도취되어 잘못된 선택을 할 때 국민 전체의 미래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앞서 실패한 이웃 국가들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비현실적 정책을 전면 수정하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현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발전 뿐 아니라 통일 시대의 에너지 문제까지 고려하는 지도자라면 탈원전이 아닌 더 안전한 원전의 운영 및 개발에 집중 투자·육성해야 한다. 부디 올바른 결정을 하여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시키고 에너지 수급의 백년대계를 앞서 준비했다 평가받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으시길 기원한다.●
 
글=김성훈 자유기고가

 

[기사링크]

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049&Newsnumb=2017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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